항목 ID | GC042105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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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映畵-運動 |
영어의미역 | The Quality Movie Watching Movement |
분야 | 역사/근현대,문화·교육/문화·예술 |
유형 | 사건/사건·사고와 사회 운동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최병학 |
[정의]
1980년대 부산 지역에 있는 부산가톨릭센터, 프랑스 문화원 등 비상업권 문화 공간을 중심으로 일어난 운동.
[역사적 배경]
1980년대는 군사 정부 시기라 대중문화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을 것 같지만, 사실은 해방 후 최초로 독자적인 문화를 갖춘 정치 세대가 발생한 시기였다. 정치 문제가 실은 문화 충돌이란 것을 예민하게 느낀, 또는 문화의 변동이 시대의 흐름을 바꾼다는 것을 각성한 젊은이들이 ‘군부 독재 타도’, ‘살인마 정권 물러가라’라는 구호와 함께 춤, 노래, 글쓰기, 걸개그림, 판화 등으로 자신들의 이념을 활발히 전파하던 시기였다. 작문 또는 글짓기 대신 글쓰기라는 용어를 쓰자는 운동도 있었고, 노동자의 글쓰기, 농민의 글쓰기라는 주제로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교육 운동도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부산가톨릭센터에서 1985년에 시작한 영화 보기 마당인 ‘수요 영화 마당’은 좋은 영화 보기 운동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경과]
1982년 부산광역시 중구 대청동 천주교 부산 교구청 청사 준공과 함께 개관한 부산가톨릭센터는 프랑스 문화원과 함께 부산의 비상업권 문화 공간으로써 지역 사회 문화 창달에 크게 기여해 왔다. 1983년 9월 ‘영상 예술에의 초대’에 김소동 감독의 「돈」을 상영한 이래 매주 수요 영화 감상회와 국내외 우수 단편 영화 및 애니메이션을 소개하고 장 뤽 고다르를 비롯한 해외 유명 감독들의 기획 영화제를 마련하는 등 영화 감상 문화 향상에 앞장서 왔다.
부산가톨릭센터에서 1985년부터 시행한 ‘수요 영화 마당’은 예술 영화 감상회 등으로 확대되어 영상 문화의 대중화에 힘썼다. 여기서 상영된 대표적인 영화로 「분노의 포도」, 「워터프론트」, 「시티 타임즈」 등이 있는데, 주로 자본주의의 잔혹성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영화들이다. 이후 1987년 6월 8~13일 부산가톨릭센터에서 광주 민주 항쟁 희생 영령 추모 사진전과 광주 항쟁 비디오, 슬라이드 상영전이 열렸는데, 입소문을 타고 6만여 명이 관람하였다.
[결과]
좋은 영화 보기 운동은 5·18 민주화 운동의 진상을 알지 못했던 부산 시민에게 충격을 안기면서 민주화의 열망을 품게 하였다. 6월 항쟁이 격화된 16일부터는 공권력의 무자비한 폭력 진압에 쫓기던 시민과 대학생에게 최후의 피신처 역할을 하였다. 당시 부산가톨릭센터에서 일주일간 계속된 밤샘 농성은 명동성당 농성 종료로 꺼져가던 민주 항쟁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즉, 좋은 영화 보기 운동은 군사 정권의 폭압에 맞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깨닫고, 영화를 통한 대중문화 운동의 기틀을 마련하였으며, 6월 항쟁을 통해 기본적인 문화 의식을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의의와 평가]
1980년대는 한국 영화가 유명 해외 영화제[베니스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등 영화계도 기사회생의 조짐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미국 직배 영화 상륙으로 또 한 번 혼돈에 빠져 들었다. 부산도 예외가 아니어서 필름 수급 재편의 움직임과 더불어 소극장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좋은 영화 보기 운동의 지속적인 실천은 시민들의 기본적인 문화 의식을 고양하여 이후 부산의 민주화 운동에 밑거름이 되었으며, 영화의 본래적인 리얼리즘적 기능[현실 참여]을 실현한 첫 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