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1015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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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長峴里-祭 |
분야 | 생활·민속/민속,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의례/제 |
지역 | 충청남도 서산시 지곡면 장현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강성복 |
충청남도 서산시 지곡면 장현리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년 농사를 기원하며 지내는 마을 제사.
장현리 볏가릿제는 음력 2월 1일 볏가릿대 앞에 제상을 차리고 마을의 평안과 풍요를 위하여 마을 공동으로 지내는 제사이다. 장현리에서 이월 초하루는 본격적인 농사를 앞두고 그 준비를 시작하는 날이다. 겨우내 쓰지 않던 농기구를 손보고 두엄을 내는 등 농사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챙긴다. 마을에서는 이날을 ‘머슴날’이라고 하여 집안의 허드렛일과 농사일을 맡아 주었던 일꾼들을 특별하게 대접한다. 즉 장차 도래할 고된 농사철을 앞두고 푸짐하게 술과 음식을 차려 머슴들을 위로하는 것이다. 머슴날 행사는 정월 대보름에 세워 두었던 볏가릿대를 내리고, 오곡 종자 주머니에 담아 두었던 쌀이 얼마만큼 불었는지를 확인하며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칠 때에 절정에 이른다. 볏가릿제는 볏가릿대를 내리기 전에 풍농을 기원하는 주민들의 소망을 기원하는 기풍 의례(祈豊儀禮)이다.
볏가릿제를 올리는 볏가릿대는 대나무 장대의 꼭대기에 오곡의 종자를 담은 주머니를 매달고, 그 밑에 동아줄로 장대를 지탱하는 세 갈레의 삼방줄을 연결하여 고정시킨다. 삼방줄엔 벼농사가 풍년이 들어 이삭이 늘어진 모습을 형상화한 짚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이월 초하룻날 아침 마을의 풍물패와 제관은 흥겹게 길군악을 울리면서 볏가릿대가 서 있는 곳으로 간다. 제장에 도착하면 볏가릿대 앞에 제상을 차리고 맨 앞에 떡시루를 놓는다. 또 하나의 상에는 돼지머리, 삼색실과, 포 등을 진설하고 헌작 재배한다. 이어서 바가지에 담은 곡식을 허공에 뿌리며 ‘고수레’라고 외친다. 이 마을에서 고수레는 굶어 죽은 고씨를 추모하기 위해 ‘고씨네’라고 부른 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제를 마치면 풍물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볏가릿대를 쓰러뜨린다. 그리고 오곡 종자 주머니를 떼어 담아 둔 쌀이 보름 동안 얼마나 불었는지를 살펴 풍흉을 점치는데, 이 ‘쌀점’에서 쌀이 불어 있어야 풍년이 든다고 한다.
볏가리대를 묶었던 삼방줄은 ‘풍년줄’이라 하여 집에 가져가면 복이 들어오고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전한다. 그래서 이 줄을 가져간 집에서는 떡을 해서 마을에 돌리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모든 행사를 마치면 주민들은 마을 회관에 모여 조촐한 주연을 겸하여 점심을 함께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