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001872 |
---|---|
한자 | 南山館次宿抱川韻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기도 포천시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정흥모 |
1698년 이현석이 이수광의 시 「숙포천백형댁」의 운자를 따서 지은 오언 율시의 한시.
「남산관 차숙포천운(南山館 次宿抱川韻)」은 1698년 이현석(李玄錫)[1647~1703]이 함경도 안변 부사(安邊府使)에 임명되어 임지(任地)로 가는 도중에 포천현의 관사(館舍)로 향하며, 증조할아버지인 지봉(芝峯) 이수광(李睟光)[1563~1628]이 지은 「숙포천백형댁(宿抱川白兄宅)」[포천의 큰형님 댁에 묵으며]의 각운(脚韻)을 따서 창작한 차운시(次韻詩)이다. 「남산관 차숙포천운」은 저자 이현석의 문집 『유재집(游齋集)』 권(卷) 11의 「학성록(鶴城錄)」에 수록되어 있다.
책마천심설(策馬穿深雪)[말에 채찍질하며 깊은 눈 속을 헤쳐 가는데]
중정주이혼(中程晝已昏)[일정에 맞추려다 보니 낮은 이미 어두워져서]
라심우답로(懶尋牛踏路)[소가 밟고 간 길은 찾지 못했네]
수견조귀촌(愁遣鳥歸村)[근심은 떨쳐 버리고 새는 마을로 돌아가고]
권기요기색(倦妓饒飢色)[고달픈 기생은 굶주린 빛이 가득하고]
피맹대병흔(疲氓帶病痕)[피곤한 민들은 병의 흔적을 띠고 있네]
소봉혼고황(所逢渾苦況)[만나는 이마다 온통 어려운 상황이라]
예겁향관문(預怯向官門)[미리 겁을 먹고 남산관의 문으로 향하네]
저자인 이현석은 증조할아버지인 이수광과 같은 길을 걷는다는 감상에 빠져서 행로에 올랐다. 그러나 눈을 만나게 되어 피곤한데, 포천현의 관사인 남산관(南山館)으로 향하는 도중에 민(民)들의 어려운 상황을 보고 무거운 마음을 품고 가고 있다.
「학성록」은 이현석이 1698년 안변 부사로 나가 지은 시집으로 「지족록(知足錄)」, 「지족록(止足錄)」이라고도 한다. 「학성록」에 수록된 시들은 이수광이 안변 부사를 역임한 적이 있었기에, 그 시운(詩韻)에 차운(次韻)하여 지은 것이 많다. 학성(鶴城)은 안변의 옛 지명이다.「남산관 차숙포천운」은 이수광의 문집 『지봉집(芝峯集)』 권 12의 「학성록」가운데 「숙포천백형댁」의 각운을 따서 지은 시이다. 이수광과 이현석이 같은 관직을 제수 받아 시간은 다르지만 한양에서 함경도로 가는 ‘경흥로(京興路)’를 걷는다는 배경으로 인해 이현석이 감상에 빠져 지은 시이다.
「남산관 차숙포천운」을 비롯하여 「도포천」, 「모숙포천」, 「봉어제석왕사비문과포천」 등은 조선 시대 포천을 배경으로 한 한시들 가운데 포천을 지나면서 지은 시이다. 기타 유람기(遊覽記)에서 볼 수 있듯이, 조선 시대 포천은 한양과 함경도를 잇는 ‘경흥로’의 도로 상에 자리 잡아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던 무대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