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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301849
한자 俗談
영어음역 Sokdam
영어의미역 Proverb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북도 제천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창식

[정의]

충청북도 제천 지역에서 사용되는 삶의 지혜를 드러내는 짧은 문장의 격언.

[개설]

속담은 사람들이 일상생활 등에서 사용하는 말을 간결하고도 비유적으로 형상적인 언어 형식으로 표현한 구비 단문이다. 속담은 표현과 기능에 따라 격언(格言)과 이언(俚諺)으로 나눌 수 있다.

격언은 사회·역사적인 경험이 정식화된 것으로서 실천적인 규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격언은 그 자체로서 완전한 문장을 이루고 있으며, 대개 교훈적인 내용을 주제로 삼고 있다. 격언은 서술문, 명령문, 의문문 등으로 표현된다. “시작이 반이다.”, “아는 길도 물어가라.”, “공든 탑이 무너지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언은 주로 현실을 비유하는 데 사용될 뿐 교훈적인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 이언은 대체로 사물이나 현상의 실태나 본질, 또는 직접적인 형상을 짧은 언어 형태로 비유하고 형용하기 때문에 불완전한 문장으로 표현된다. “빛 좋은 개살구”, “옷이 날개”, “그림의 떡”, “민간 약방에 감초”, “개밥에 도토리”, “벙어리 냉가슴 앓듯”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한국의 속담]

『삼국사기(三國史記)』의 「온달전(溫達傳)」에 “한 말의 곡식도 찧어서 함께 먹을 수 있고 한 자의 베도 기워서 같이 입을 수 있다.”라는 속담은 곤궁한 생활 속에서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 나가는 과정에서 체험한 생활의 교훈이 담겨 있다. 『삼국유사(三國遺事)』의 「수로부인전」에 “뭇 사람의 말은 쇠까지 녹일 수 있다.”는 속담은 대중의 말이 씨가 되고 힘이 된다는 일종의 주술성과 예언성을 보여 주는 속담이라고 하겠다.

이렇게 삼국 당시에 전했던 속담들은 대개가 일상생활의 체험과 거기에서 획득한 어떤 교훈이나 진리 등을 담고 있다. 통일신라, 고려 시대를 거치면서 속담은 더욱 활발하게 창조되었으며, 주제도 매우 다양해졌다. 예컨대 발해 사람들이 창조한 “발해의 사람 셋이면 범 한 마리를 당한다.”라든가, 『삼국유사』에 전하는 통일신라의 속담 “내일 바빠 한댁 방아.”라든가, 『위앙전에 대한 평론』에서 인용한 고려 시대의 속담 “원수의 말을 어찌 믿으랴.”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자료를 통해 당대 사회의 역사·문화적 현상 등을 추적할 수 있다.

조선 시대에는 역사적으로 전승되어 왔던 속담들을 정리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현존하는 자료의 현황에서 성현(成俔)[1439~1504]의 『용재총화(慵齋叢話)』를 속담 정리본의 가장 고형으로 볼 수 있다. 성현은 이 책에서 같은 의미를 가진 속담들을 한데 묶어서 소개하고 있다. “하루 내내 걱정거리는 이른 아침에 먹은 술이요, 일 년 내내 걱정거리는 발에 맞지 않는 신이요, 일생 내내 걱정거리는 성질 사나운 아내라.”고 하였고,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배부른 돌담, 수다한 아이, 손 큰 아낙네.”라고 하면서 “말은 비록 상스러우나 역시 격언이다.”라고 하였다. 성현의 뒤를 이어서는 어숙권(魚叔權)의 『패관잡기(稗官雜記)』에서, 홍만종(洪萬宗)[1643~1725]의 『순오지(旬五志)』에서, 이덕무(李德懋)[1741~1793]의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서 속담의 정리가 속속 이루어졌다.

이후 속담의 수집 및 정리는 정약용(丁若鏞)[1762~1836]에 의해서 크게 진전되었다. 정약용은 당대 서민들의 삶을 관찰하면서 속담을 수집·정리하였고, 이를 『이담속찬(耳談續纂)』으로 편찬하였다. 이 자료에 210여 편의 속담을 싣고 있는데, “농사꾼은 굶어 죽어도 종자를 베고 죽는다.”, “말 잃고 외양간 고친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내 배 부르면 종이 배고픈 줄 모른다.”, “사흘 굶어 도적질 안 하는 놈 없다.”, “지렁이도 디디면 꿈틀한다.” 등 오늘에 이르기까지 전승되고 있는 자료들이 많다. 근래에 편찬된 『속담사전』에는 약 1만여 수에 가까운 속담이 수록되어 있다. 한국의 속담이 얼마나 풍부한 지를 집약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제천 지역의 속담]

제천 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속담은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속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몇몇 속담은 제천 지역 고유의 역사 및 문화를 배경으로 형성하여 전승되고 있다. 이런 옛말 속에 청풍명월의 풍광 속에서 여유와 품격을 적당히 즐기는 인성과 멋은 물론, 시대 상황을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천 지역에서는 “충청도 양반은 함부로 나서지 않는다.”, “양반은 짚불 쬐지 않는다.”, “선비는 개헤엄 치는 법이 아니다.” 등을 많이 쓴다. 또한 신동[새말] 권씨네에서 나온 “수수 한 말 빌려 주고 수소 한 말 받아 간다.”라는 말은 제천 신동 지역 토호들의 가렴주구를 풍자한 속담이다. 과거 토호들이 세력을 키워 지역에서 권력을 행사하면서 기근이나 가난으로 배고픈 백성들에게 곡식을 빌려 주고, 고리대로 엄청난 이자를 붙여 갚게 하였고, 이를 갚지 못하였을 경우 마침내는 노비의 신세로 만드는 등 역사적 경험이 반영된 속담이라 하겠다.

한편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개천에서 용 났다.”는 속담이 제천 지역에서는 개천에 해당하는 곳의 이름을 명확히 밝히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곧 이 지역에서는 “의림지 용 됐다.”라는 말을 쓰고 있다. 이것은 속담을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출세한 사람을 빗대어 말하는 것이다. 제천 지역을 대표하는 의림지를 대신 넣어 부르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그 외의 속담들은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제천의 특수한 속담의 특징을 밝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의의]

속담은 현실을 묘사하는 방식과 기능, 그리고 역할에서 다른 구비 문학 장르와 변별되는 특성이 있다. 속담은 설화, 민요, 무가, 판소리, 민속극 등과 달리 일상적인 언어생활의 한 부분으로써 창조되고 전승된다. 제천 지역 속담은 옛말인 속담 자체가 그러하듯이 지역성을 담지한 것, 곧 수수 한 말과 자린고비 등과 같은 자료가 뚜렷하게 있지 않다. 다만 흔히 쓰는 속담에 제천 사람들의 기질이 어느 정도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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