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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메타데이터
항목 ID GC60004669
한자 言語
영어공식명칭 Language
이칭/별칭 광주 방언,광주 지역어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광주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황금연

[정의]

광주광역시 지역에서 쓰이는 말의 체계.

[개설]

한 언어에 속하면서 지역에 따라 달리 사용하는 말을 ‘방언’ 또는 ‘지역어’라고 한다. 방언이란 표준말과 구별하여 특정 지역에서 사용하는 음운·문법·어휘의 체계를 말한다. 방언과 사투리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방언은 ‘언어 자체로 독립된 체계를 갖춘 한 언어의 변종’인 반면, 사투리는 ‘어느 한 지역에서만 사용하는, 표준말이 아닌 말’을 일컫는다. 서울 지역에서만 쓰이는 말은 ‘서울 방언’이라 지칭하고, 광주 지역에서만 쓰이는 말은 ‘광주 방언’ 또는 ‘광주 지역어’라고 지칭한다.

광주광역시는 북동쪽으로 전라남도 담양군, 북쪽으로 장성군, 서쪽으로 함평군, 남쪽으로 나주시, 남동쪽으로 화순군과 인접해 있다. 광주 방언은 넓게는 전라도 지역 방언인 서남방언에 속하며, 다시 전남 방언인 남부 서남방언의 하위 방언에 속한다. 전라남도 방언 중에서도 서북부 방언에 속한다. 서북부 방언으로는 영광·함평·장성·담양·광주·나주·화순·곡성 등 서부 지역에서 쓰는 말이 속한다.

모음 체계

광주 방언에는 ‘이, 에, 애, 으, 어, 아, 우, 오, 위, 외’의 등 10개의 단모음이 있다. 그러나 ‘ㅔ’와 ‘ㅐ’의 발음이 구별되지 않아 발음 표기는 [E]로 한다. 단모음 ‘ㅚ’와 ‘ㅟ’도 일부 노년층을 제외한 세대에서 이중모음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 단모음은 발음할 때 입술의 모양이 바뀌지 않고 내는 소리이며, 이중모음은 입술 모양이 바뀌고 혀의 위치가 변하면서 내는 소리이다. 이렇게 보면 광주 지역의 모음은 ‘이, E, 으, 어, 아, 우, 오’ 라는 일곱 개만 존재하는 셈이다. 다만, ‘ㅚ’가 단모음으로 발음되는 어휘로 ‘뙤[떼, 잔디]’, ‘죄(罪)’ 등이 있고, ‘ㅟ’가 단모음으로 발음되는 어휘로 ‘뉘[싫증]’, ‘취[나물]’ 등이 있다. 반모음[활음]은 표준어와 마찬가지로 ‘j, w’의 두 종류가 있다.

[자음 체계]

광주 방언의 자음 목록은 표준어와 동일하게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ㄲ, ㄸ, ㅃ, ㅆ, ㅉ’로 총 19개이다.

[운소 체계]

음의 길이[음장]는 광주 지역을 비롯한 서남방언[전라도 지역의 언어]뿐만 중부방언[서울, 인천, 경기, 충청, 강원]에서도 ‘눈[眼]/눈:[雪]’, 밤[夜]/밤:[栗]’처럼 구별하여 발음하지만, 젊은 세대에서는 음의 길이에 따른 의미 대립이 일어나지 않거나 약화된 경향이 있다.

[음운현상]

① 움라우트

뒤에 오는 모음 ‘ㅣ’나 반모음 ‘j’[‘ㅣ’반모음]의 영향을 받아 ‘아, 어, 오, 우, 으’가 각각 ‘애, 에, 외, 위, 이’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한반도 전역에서 일어나며 광주 지역어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움라우트는 형태소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형태소 경계에서도 일어난다.

예) 괴기[고기], 에리다[어리다), 기:림[그림], 댕기다(당기다], 대리다(다리다] - 형태소 내부

예) 쥑이다[죽이다], 뵈기[보기 싫다], 뵉이 없어서[복이 없어서] - 형태소 경계

* []은 표준말.

* 형태소: 뜻[의미]을 가진 가장 작은 말의 단위를 말한다. 예를 들면, ‘고기’는 더 쪼갤 수 없으므로 한 형태소, 즉 형태소 내부의 예이며, ‘죽이다’는 ‘죽다’에 접미사 ‘이’가 결합된 단어이므로 한 형태소가 아니라 형태소 경계의 예이다.

② 격음화와 ㅎ탈락

격음(激音)은 숨이 거세게 나오는 자음으로, '거센소리'라고도 하며 ‘ㅋ, ㅌ, ㅍ, ㅊ’ 등이 있다. 격음화는 평음[예사소리]이 격음으로 바뀌는 현상을 말하는데, ‘ㅎ’과 ‘ㄱ, ㄷ, ㅂ, ㅈ’이 연쇄될 때 두 소리가 합쳐져 격음으로 바뀐다. 격음화 현상은 광주 지역뿐만 아니라 국어 일반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광주 지역에서는 평음[예사소리, ㄱ, ㄷ, ㅂ, ㅅ 등]이 격음[거센소리]으로 발음되는 경향이 있다. 토막[도막], 폴쎄[벌써/진즉], 포도시[빠듯이], 카만히[가만히], 혼차[혼자] 등이다. 또한 둘째 음절 이하의 ‘ㅎ’이 약화되거나 탈락되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고향’을 [고양]으로, ‘전화’를 [저나]로 발음하는 것이 보통이다. ㅎ탈락 현상은 육학년[유강년], 국회[구게], 갑갑하다[까까버다] 등에서도 보인다.

③ 경음화

‘ㄲ, ㄸ, ㅃ, ㅉ, ㅆ’ 등을 경음 또는 된소리라고 하며, 평음[예사소리]이 된소리로 바뀌는 현상을 경음화[된소리되기]라고 한다. 된소리되기는 광주 지역의 방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중앙어에서 예사소리로 실현되는 많은 예들이 된소리로 나타난다.

예) 까:지[=가지], 까죽[=가죽], 깨구리[=개구리], 깝깝하다[=갑갑하다], 꺼굴로[=거꾸로], 딱다[=닦다], 또랑[=도랑], 똥그랗다[=둥그렇다], 뚜부[=두부], 빤:허다[=번하다], 빤듯하다[=반듯하다], 병아리[=뼝아리, 삥아리], 뿐지르다[=분지르다], 싸납다[=사납다], 쌂:다[=삶다], 썽:나다[=성나다], 쏘내기[=소나기], 짝대기[작대기], 쫌[=좀], 찔단하다[=길다랗다], 쭈꾸미[=주꾸미]

④ ㄴ탈락

모음과 ‘ㅣ’ 또는 반모음 ‘j’ 사이의 ‘ㄴ’이 비음으로 약화되거나 탈락되는 현상을 말한다. 광주 지역에서도 나타나지만 전라남도의 남부 지역에서 많이 나타난다.

예) 마이씩[많이씩], 가마이[가만히, 가마니], 기양[그냥]

⑤ 음절 축약

형태소 내부에서 모음과 ‘ㅁ’ 사이에서 나타나는 ‘ㅡ’ 또는 ‘ㅜ’가 탈락하여 음절 축약이 일어난다.

예) 담:[다음], 맘:[마음], 함:[하음/=하품], 무섬[=무서움], 싸:남[=사나움]

⑥ 구개음화

치조음[혀가 윗잇몸에 닿아 나는 소리] ‘ㄷ, ㄸ, ㅌ’이 ‘이’나 ‘j’(‘이’반모음) 앞에서 각각 경구개음 ‘ㅈ’, ‘ㅉ’, ‘ㅊ’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경구개음화가 더 적절한 표현이지만 대개는 구개음화라고 부른다. 구개음화에는 ㄷ구개음화, ㄱ구개음화, ㅎ구개음화 세 종류가 있는데 광주 지역에서는 모두 일어난다.

가) ㄷ구개음화: 같이[가치], 해돋이[해도지] 등과 같이 보편적으로 일어난다.

나) ㄱ구개음화는 낱말의 첫음절에서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면 지둥[=기둥], 지름[=기름], 지울다[=기울다], 저테[=곁에(있다)] 절딴[=결단], 전디다[견디다], 저끄다[겪다], 접치다[=겹치다], 찌드란허다[=길다랗다], 찌우뚱짜우뚱[=기우뚱기우뚱] 등이 있다.

다) ㅎ구개음화: 구개음화의 환경에서 ‘ㅅ’으로 변한다. 예를 들면 심[=힘], 쎄[=혀], 성님[=형님], 쎗바닥[=혓바닥] 등이 있다.

⑦ 어중 자음 탈락

유성의 자음 [g]를 탈락시키고 [b]가 약화되는 경향은 광주광역시를 비롯한 전라남도 서부 지역에서 나타난다. 반면 전라남도의 동부 지역에서는 [g]와 [b]를 유지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예) 엿지름[엿질금], 어리빗[얼기빗], 시렁[실겅], 사랑[살강], 도라지[돌가지~돌갓], 가새[가시개], 뽀수다[뽀숙다], 바우[~바구], 당그래[~당글개], 찧다[~찍다], 장광[~장고방], 솔:[~소불]

* []은 전라남도 동부 지역 형태.

⑧ 단모음화

낱말의 첫소리 위치에서 이중모음이 단모음으로 변화가 빈번하다.

예) ㅘ〉ㅏ: 학:독[=확], 하:리[화로]가자[과자], 강주[광주]

ㅝ〉ㅗ: 꽁[꿩], 꼰:투[권투]

ㅑ〉ㅏ: 빰:[=뺨], 성:낭[성냥]

ㅕ〉ㅔ: 뻬[=뼈], 메느리[며느리]

⑨ 기타

다음은 주로 노년층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방언으로 볼 수 있다. 60대 이하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표준말 ‘식(食)’이 양석, 곡석, 음석 등과 같이 ‘석’으로 대응되는 예가 많다. ‘생(生)’이나 ‘색(塞)’이 고상[고생], 학상[학생], 선상[선생], 옹삭[옹색] 등과 같이 ‘상’이나 ‘삭’으로 실현되는 예도 상당하다. 또한 생선 이름의 ‘어(魚)’가 ‘피문에, 짱에, 고등에, 홍에, 숭에 등과 같이 ‘에’로 실현되기도 한다. ‘이’의 영향인지 장개[장가], 방애[방아] 등처럼 말음에 ‘이’가 첨가되는 형태도 있다.

[조사와 어미]

[조사]

표준말의 ‘-요’에 해당하는 ‘-라우’가 조사로 쓰이는 특징이 있다. ‘-라우’는 높임의 기능을 하며 ‘내가라우[=요], 어저께라우[=요], 서울 갔는디라우[=요], 거그서라우[=요], 친구를 만났어라우[=요]’처럼 어절 다음에 붙어서 나타난다. ‘-라우’와 ‘-요’는 분포나 의미는 같지만 형태에서 차이를 보인다.

[어미]

표준말 ‘-ㄹ세’에 나타나는 자리에 쓰이는 ‘-시’가 있다. ‘쬐껀한 애가 보통이 아닐시[=조그만한 아이가 보통이 아닐세]’, ‘대리 아픈 사람이 잘 가시[=다리가 아픈 사람이 잘 가네/잘 걷어 가네]’ 등의 꼴로 쓰인다.

명령형 어미 ‘-씨요’는 표준말 ‘하십시오체[높임법 중 가장 높은 등급의 격식체]’에 해당한다. ‘언능 오씨요/가씨요[얼른 오십시오/가십시오]’ 등의 꼴로 쓰인다.

표준말 ‘-더러’ 대신에 ‘-보고’가 쓰이는 점은 다른 방언과 같으나, ‘-보고’ 외에도 ‘-보다’가 ‘더러’의 뜻으로 쓰인다. ‘누구보다 헌 소리냐?[누구보고/더러 한 소리냐?]’의 꼴로 쓰인다.

[높임법]

[주체높임]

주체높임을 할 때에는 표준말의 선어말어미 ‘-시-’ 외에 ‘-게-’를 사용한다. ‘짐장 다 해겠소?[=김장 다 하셨소?]에서 ‘게’가 확인된다. 표준말 ‘계시다’는 ‘지겠다’로 쓰인다. ‘할머니 잘 지겠소?[=할머니 잘 계셨죠?]’의 꼴로 쓰인다.

[상대높임]

표준말 ‘하게체’에 대응하는 어미로 ‘-소’가 널리 쓰인다. 상대높임법을 쓰는 연령은 표준말에서 쓰는 연령보다 훨씬 더 내려온다. 대학생들끼리 쓰기도 하고 연령이 아래인 사람이 연령이 그리 차이나지 않는, 상위자에게 쓰는 경우도 있다. 다만 하위자가 상위자에게 쓸 때는 두 사람이 어느 정도 친숙한 관계일 때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정법]

표준말에서 부정 표현은 ‘안’이나 ‘-지 않-’과 같은 구성을 사용한다. 광주 지역의 부정 표현에서 특이한 점은 ‘-지 않-’의 구성에서 어미 ‘-지 [않-]’보다 ‘-도, -든, -들’이 잘 나타난다는 점이다. 즉 ‘먹지 않아’의 표현은 ‘먹도 않아’, ‘먹든 안 해’, ‘먹들 안 해’ 등으로 나타난다.

표준말에서 재차 확인할 필요가 있을 때 ‘잖아?’가 물음으로 쓰인다. 광주 지역에서는 재확인의 기능을 나타내는 데 ‘안’이 쓰인다. 물론 ‘안’은 부정을 나타내는 부사지만 기능이 달라져 재확인의 용법을 갖는다. 이 때 ‘안’은 부정부사 ‘안’과 다르게 다음 단어와의 사이에 약간의 쉼이 있어야 한다. 달리 말하면 ‘안’을 좀 길게 발음함으로써, 뒷말과 약간의 간격을 두는 것으로 부정부사의 ‘안’과 둘은 구별된다. 이 ‘안’은 어절 뒤에 나타나며 한 문장 내에서 여러 번 쓰일 수 있다. 심지어 문장 맨 앞에 나타날 수도 있다.

예) 우리 거그 안 갔냐?[=우리 거기 갔잖아?] 안 우리 갔다고? 우리 안 거그 갔다고? 우리 거그 갔다고 안?

[보조용언]

[불다]

표준말의 보조용언 ‘버리다’를 ‘부-’, ‘불-’로 쓰는 것이 일반적인데, 광주 지역 외의 전라남도 지역에서는 ‘버리-’, ‘뿌리-’, ‘뿔-’, ‘삐리-’ 등이 쓰인다.

예) 빨리 가부러라[=빨리 가버려라], 진짜 가부네[=진짜 가버리네]

[쌓다]

‘쌓다’는 표준말 ‘-대다’처럼 주어의 행동이 반복적인 경우를 나타낼 때 쓰인다.

예) 차꼬 그래 쌓지 말고 내 말대로만 허씨요[=자꾸 그렇게 해 대지 말고 내 말대로만 하세요]

[어휘]

[겁나게]

광주 지역에서는 ‘겁나게’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겁나다’는 ‘무섭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고, ‘무서울 정도’라는 의미를 지녀 ‘심한 정도’를 나타내는 데 주로 쓰인다. ‘겁나게’는 부사 ‘굉장히’와 같은 뜻으로 쓰이며, ‘겁나다’는 ‘굉장하다’의 뜻이 있지만 경우에 따라 ‘수가 대단히 많다’의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예) 비가 겁나게도 오네[비가 무서울 정도로 많이 오네], 사람이 겁나게 모탰네[사람이 굉장히 많이 모였네]

[놈]

의존명사 ‘놈’은 서울, 인천, 경기, 충청, 강원 등 중부방언에서는 ‘나쁜 놈, 저 놈 잡아라’와 같이 유정물의 비하에 쓰인다. 그러나 광주 지역에서는 유정물을 비하할 때에도 쓰이지만 ‘셋 중에서 질: 좋은 놈으로 주세요[=셋 중에서 제일 좋은 것으로 주세요]’와 같이 무정물을 가리킬 때도 쓰인다.

[포도시]

표준말 ‘겨우’, ‘가까스로’, ‘간신히’ 등과 같은 부사 대신에 ‘포도시’를 즐겨 사용한다. ‘포도시’는 현대어 ‘빠듯이’에 대응된다. ‘포도시’를 강조할 때는 둘째 음절을 길게 발음하여 ‘포도:시’로 발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 포도시 밥은 묵고 사요[=겨우 밥은 먹고 사네요]

[느자구]

‘느자구’는 주로 ‘없다’, ‘있다’와 어울려, ‘느자구 없다’, ‘느자구 있다’의 꼴로 쓰인다. 직관적으로 ‘없다’와 어울려 쓰이는 경우가 많다. ‘느자구’가 사람의 행동이나 말이 형편없음을 가리킬 때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느자구 없는 놈/자식/새끼’처럼 비하적인 단어가 뒤따른다. ‘느자구’는 명사 ‘늦’에 접미사 ‘-아구’가 결합한 말로 ‘늦’은 징조나 조짐을 뜻한다. ‘늦’의 본래 의미를 감안하면 장래에 대한 부정적인 징조, 즉 앞날이 형편없을 것이라는 뜻이 담겨 있는데 최근에는 단순히 어떤 사람의 행동이나 말 등의 행태가 형편없음을 뜻할 때 쓰인다.

[(불을) 써라]

불을 켜는 일을 ‘쓴다’고 말한다. ‘어두우니, 불을 써라[=어두우니 불을 켜라]’처럼 쓴다. 초파일에 연등을 사서 촛불에 불을 붙여 불공을 드리는 일도 ‘불을 쓴다/불 쓰러 간다’는 표현을 쓴다. 한편 짠 음식을 먹어 갈증이 나서 물을 마실 때 표준말은 ‘[물이] 켜다’인데, 광주 지역에서는 ‘[물이] 씨네, 씨이네’로 표현한다.

[옴막]

표준말 ‘전부’, ‘모두’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가 옴막 다 묵어부려놓곤[=자기가 모두 다 먹어버리고선]’, 전라도말에 ‘옴막’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말로 ‘온이’, ‘옴쑤레기’ 등이 있다.

[‘싸게싸게’와 ‘싸목싸목’]

‘싸게싸게’는 표준말 ‘빨리빨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와 반대로 ‘천천히’를 뜻하는 말이 ‘싸목싸목’이다. 똑같이 ‘싸’가 들어 있으나 의미는 반대다. ‘싸게싸게’는 단독 형태인 ‘싸게’로도 쓰이지만 ‘싸목’으로는 쓰이지 못한다.

예) ‘싸게싸게 오제 멋하냐[=빨리빨리 오지 않고 뭐하냐]’. ‘지금이라도 싸게 가먼 타것소[지금이라도 빨리 가면 타겠네요]’. ‘머가 바쁘요, 싸목싸목합씨다[=무엇이 바빠요, 천천히 합시다]’

[과제와 전망]

어떤 언어를 막론하고, 그 언어에는 다양한 방언이 존재한다. 방언은 나름대로의 음운, 어휘, 문법 체계를 갖추고 있다. 우리 언어도 중부방언[서울, 인천, 경기도, 충청도, 강원도], 동남방언[경상도], 서남방언[전라도], 제주방언[제주자치도]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지역의 방언은 각각의 언어적 특징이 있다. 지역의 언어 속에는 해당 지역인들의 삶과 문화, 생활환경 등이 반영되어 있다.

최근 대중매체가 발달하고 교육 기회가 확대됨에 따라 방언이 거의 사라졌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방언은 노년층이 사용하는 언어로 여기는 경향도 있어서 방언을 수집하려면 해당 지역의 노년층을 찾는 것이 예사가 되었다. 그나마 노년층도 잦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시청으로 방언 대신 표준어를 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제도화된 학교에서 표준화된 교육을 받아서 방언보다 표준어를 쓰려는 경향이 강하다.

광주광역시의 말도 이런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광주의 말을 조사하고 채록하여 두는 일이 시급하다. 자음 체계는 변화가 없으나 모음 체계는 연령에 따라 9모음 7모음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음장의 구분도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다. 어휘는 잊혀지거나 표준어로 대체되고 있으며, 문법은 규범문법을 따르려는 경향이 강하다. 광주광역시는 과거 광주시와 광산군이 통합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과거 광산군은 대부분 농촌 지역이었다. 다시 말하면 광주광역시의 언어는 농촌 지역의 언어와 도심 지역의 언어가 혼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도심 지역의 언어와 농촌 지역의 언어를 조사하여 연구하는 일, 나아가 보존하는 일이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 70대 이상의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방언 조사를 실시하여 광주 지역의 언어를 보존하는 일이 시급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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