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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신앙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60004306
한자 民間信仰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광주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한서희

[정의]

광주광역시의 민간에서 종교적인 체계 없이 오래 전부터 믿어져 내려온 신앙.

[개설]

민간신앙은 종교적인 체계가 없는 상태로 오래 전부터 민간에서 널리 전승되는 주술적 신앙 및 그 행위를 의미한다. 광주광역시에서 행해지는 민간신앙의 범주에는 크게는 마을과 같은 공동체 단위로 행해지는 마을신앙과 가정 단위의 가택신앙으로 대별할 수 있으며, 풍수지리나 민간의료 등도 민간신앙의 범주에 포함할 수 있다.

[마을신앙]

마을신앙의 대표적인 행위로 당산제(堂山祭)가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광주광역시에서 마을 단위로 당산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마을은 광산구남구의 몇 마을에 불과하였으며, 그나마 현재 당산제가 남아 있는 마을도 마을 주민들 스스로가 아닌 관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관 주도의 당산제이지만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마을 제의로는 서구 풍암동, 북구 문흥동, 남구 칠석동승촌동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광주광역시 일대에서 이루어졌거나 이루어지고 있는 당산제의 개괄적인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당산의 신체(神體)와 신격(神格)을 보면, 당산의 가장 일반적인 신체는 나무이며, 수종은 귀목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팽나무 등이다. 나무가 아닌 다른 신체일 경우는 입석이나 장승, 탑 등이 있는데, 특히 광주광역시 광산구 옥동(玉洞)의 경우 석탑이 당산의 신체로 되어 있어 특이하다. 당산제의 신격은 주로 이분화된 모습으로, 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로 관념화된다. 만약 당산제가 약화되거나 축약된 경우에는 대체로 당산할머니로 축약된다.

당산제를 모시는 제일(祭日)로는 주로 음력 정월에 모셔졌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대보름을 즈음하여 당산제가 모셔졌다. 당산에 올리는 제물(祭物)로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돼지머리를 쓰는데, 이 돼지머리는 할머니 당산에만 올리고 할아버지 당산에는 올리지 않는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우산동의 사례를 보면, 돼지 한 마리를 사되 다른 색깔의 털이 섞이지 않은 검은 돼지를 올리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당산제를 모시는 방법은 대개 집안 제사와 비슷하여 유교식으로 진행된다. 제의를 주관하는 제관과 제물을 장만하는 화주는 부정이 없는 깨끗한 사람으로 뽑으며, 특히 화주는 제물을 장만함에 있어서 수건이나 마스크로 입을 막고 부부관계도 하지 않는 등 부정을 타지 않도록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서 장만한다.

이외에도 당산제를 모시는 마을에서는 예부터 영험담이 전해져 오는데, 마을에 소를 훔치러 온 도둑이 마을을 벗어나지 못하고 밤새도록 당산나무 주위만 맴돌다가 아침에 마을 사람들에게 잡혔다거나, 당산나무의 부러진 가지로 불을 땠다가 큰 화를 당하였다는 등의 이야기는 당산제의 영험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이야기들이다.

[가택신앙]

가택신앙(家宅信仰)은 가정신앙이라고도 하며, 가옥을 중심으로 하여 각 가정에서 신앙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는 가옥의 형태나 생활양식의 변화 등에 따라 가택신앙의 행위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다만, 드문 사례이기는 하지만 집안 한 켠에 조상단지를 모셔 두거나 현대식 부엌인 싱크대 위에 조왕물을 떠놓고 자손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등의 모습을 통해 가택신앙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는 지금은 단절되었지만 과거부터 광주광역시 일대에서 행해져 왔던 가택신앙의 일반적인 양상을 통해 그 흔적을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각 가정에서 모셔졌던 가택신은 성주(成造), 조상(祖上), 조왕(竈王), 철륭, 터주, 업, 문신(門神), 측신 등이 있으며, 이들은 각기 나름대로의 직능을 가진 신으로 관념되고 의례가 행하여진다.

성주신의 경우는 가택의 최고 신격으로서 조령신(祖靈神) 혹은 곡령신(穀靈神)으로 신앙되며, 가정 내의 제반 사항을 모두 관장하는 신격으로 믿어진다. 성주신은 일반적으로 집안에서 가장 깨끗하고 신성한 마루에 모셔지는데, 신체(神體)가 없이 모셔지기도 하고 신체가 있는 경우는 대개 항아리나 동이에 쌀을 넣어 두는 형태로 모셔진다. 성주신은 새로 집을 짓거나 이사를 하게 되면 봉안되는 것으로, 특별한 제약이 없이 어느 가정이나 원하면 가옥신으로 맞이할 수 있다. 성주신은 명절이나 제사 그리고 집안에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마다 상을 차려 위해 준다.

조상신은 말 그대로 그 집안의 조상신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신체(神體)는 '조상(祖上)단지[오가리]' 또는 '지앙단지' 등으로 형상화되어 모셔지고 있다. 조상단지 안에는 주로 쌀이나 벼를 넣어 두는데, 이 쌀과 벼는 새 곡식이 나오면 교체해 주고 단지 안에 있던 쌀이나 벼로 밥을 지어 식구들끼리 먹는다. 조상단지는 어느 가정에나 있는 것이 아니라 주로 장남의 집에만 모셔 두는 특징이 있다.

조왕신은 부엌을 관장하는 신격으로, 대개 부뚜막 위에 조그마한 단을 쌓고 물그릇을 올려두는 형태로 모셔진다. 조왕에는 명절에 상을 차려놓는 것으로 위하는데, 격식을 갖춘 상이 아니라 부뚜막에 짚을 깔고 장만한 음식 몇 가지를 놓는 형태로 차려진다. 조왕은 여성에게 가장 친숙한 신으로 신봉되어, 부녀자들은 매일 혹은 초하루와 보름에 조왕 그릇에 정화수를 갈아 넣고 가족들의 안녕을 기원한다. 철륭은 집의 뒤뜰에 단지 또는 동이를 놓고 물을 부어 놓은 다음 그 위에 백지나 볏짚으로 덮어 모셔둔다.

이외에 터주는 지신(地神)이며 집을 지켜주는 터줏대감이고, 측신은 변소를 관장하는 신격이며, 업은 각 가정의 재물을 지키는 신격으로 주로 구렁이로 상징화된다. 따라서 만약 집에 사는 사람들 눈에 구렁이가 눈에 띄게 되면 그 집이 망한다고 믿어서 흰죽을 쑤어서 놓아두면 구렁이가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기타 민간신앙 행위]

마을신앙인 당산제와 가택신앙이 민간신앙의 큰 두 줄기라고 한다면, 이외에도 민간에서 행해지는 의료 행위인 민간의료와 세시풍속과 관련하여 행하는 의례, 풍수지리와 충제(蟲祭)와 기우제 등도 민간신앙의 영역에서 이해할 수 있다.

먼저, 민간의료에서 과거 광주광역시에서 가장 흔하게 행해졌던 것으로 '주당맥이'와 '객귀물림' 등의 의료 행위를 들 수 있다. 의료기술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고 의료기관을 쉽게 찾을 수 없었던 시절에 이 민간의료 행위는 소위 '단방약'처럼 민간에서 광범위하게 행하여졌다.

주당맥이는 주장맥이라고도 하는데, 급체나 기타 질병이 들면 환자를 마당에 눕혀놓고 행하여진다. 먼저 환자를 가마니로 싼 뒤에 왼새끼로 일곱 매듭을 묶고 머리와 가슴, 발 부분에 뗏장을 한 장씩 얹는다. 이후 단골이나 경문쟁이가 삽과 같은 연장을 들고 환자의 주위를 돌면서 주문을 외우면 치유된다고 믿었다.

객귀물림은 제사를 지낸 음식을 잘못 먹거나 밖에서 먹은 음식으로 탈이 나면 객귀가 붙은 것으로 생각하여 객귀물림을 하였다. 이 객귀물림은 단골이 와서 하기도 하지만 주부가 하기도 한다. 바가지에 물이나 된장을 푼 물을 담고, 칼로 바가지를 두드리면서 주문을 왼다. 주문은 몸에 달라붙어 탈을 일으킨 객귀를 물리치는 내용이며, 주문이 끝나면 칼을 대문 쪽으로 밖을 향해 던진다. 이때 던져진 칼날이 문쪽으로 향하면 객귀가 물러난 것으로 보며, 만약 칼날이 집안을 향하였을 경우 문쪽으로 향할 때까지 반복해서 던진다.

민간의료 행위 외에도, 세시풍속과 관련하여 대표적인 신앙행위로 영등신앙을 들 수 있다. 영등신은 영등할머니로 관념되는데, 영등할머니는 음력 2월 초하루부터 세이레 동안 하늘에서 내려와 지상에 머문다고 하며 이 때문에 2월을 영등달이라고 부른다. 영등할머니가 내려오는 2월 초하루에 각 가정에서는 장독대나 부엌 한켠을 깨끗이 청소하고 영등할머니를 모신다.

용신제는 음력 6월 보름인 유두에 떡을 장만하여 논에 가지고 가서 물고에다 묻는 행위를 의미한다.

민간의료와 계절적인 민간신앙 행위 외에도 계절과 시간을 초월하여 민간에서 믿어지는 것으로 풍수지리 또는 풍수신앙을 들 수 있다. 풍수신앙은 지관이라고 불리는 전문적인 풍수가에 의해 묫자리[음택풍수]나 집 자리[양택풍수] 등을 잡을 때 주로 행하여지는데, 풍수신앙은 과거보다는 약화되었지만 현재도 민간에서 어느 정도 믿어지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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