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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 농사로 대를 이은 조후제 작목 반장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400A030202
분야 정치·경제·사회/정치·행정,성씨·인물/성씨·세거지
유형 마을/마을 이야기
지역 대구광역시 달성군 옥포읍 교항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경용

[정의]

참외 농사로 대를 이은 조후제 작목 반장

[대(代)를 잇는 오병이어 참외 농장]

다리목 마을 토박이 조후제(54세)는 마가들 제7농로에서 부인 박영숙(48세)과 함께 참외를 생산하는 ‘오병이어(五餠二魚)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 농장 명칭은 기독교 신자인 이들 부부가 손수 지은 이름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떡 다섯 조각과 물고기 2마리로 5천명의 배고픈 이들을 구제했다는 성경 이야기로부터 유래한다. 최선을 다해 품질 좋은 참외를 생산하여 세상 사람들에게 공급하려는 농장 경영의 모토이자 정도(正道) 경영의 신념을 담고 있다.

오늘날의 농장이 있기까지는 그의 부친 대부터 시작하여 2대에 걸친 땀과 정성,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와 연구 노력이 더해졌다. 그의 부친은 1970년대 중반 참외 농사가 다리목 마을에 처음으로 도입되던 초기부터 노지 농사로 시작했다. ‘황후의 과실’로 칭송받는 교항 참외 농사의 선두주자 중 한 사람이었다. 그의 기억으로는 그가 금계 초등 학교와 경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대도시로 나가 대구 농림 고등 학교에 입학하던 무렵이었다. 그의 부친은 순전히 참외 농사로 4남 2녀 6남매를 키워냈다.

[최고의 참외 농사 장인, 작목 반장]

그는 군 제대 후인 22세이던 1994년 무렵 처음으로 부친을 도와 본격 참외 농사에 매달렸다. 결혼 전 3, 4년 간 객지 생활한 것을 제외하더라도 약 30년 동안이나 참외 농사를 지어온 셈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거늘, 세 번이나 강산이 변할 정도로 그의 삶은 다리목 마을에서 오로지 참외 농사로 일관해 왔다. 이제는 떡잎이 돋아나 줄기를 일구고 꽃을 피워 마침내 은빛 열매로 성장하는 전 과정을 꿰뚫을 정도로 참외와 교감까지 하는 단계이다. ‘참외 박사’로 불리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기술력을 갖췄다.

그래선지 그의 참외 농사의 성과는 다리목 마을에서 단연 으뜸이다. 현재 21동(棟)의 참외 시설 재배를 하고 있어 참외 농가로서는 최대 규모이다. 재배 단위당 수익률도 1개 동 당 1천 만 원으로 최 상위권이다. 수익률이 낮은 경우 5백 만 원에 그치므로 2배가량이나 높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서인지 그는 현재 다리목 마을 참외ㆍ멜론 작목 반장을 2014년부터 3년째 맡아오고 있다. 그의 농장에서 생산되는 참외는 맛도 좋아 자타가 공인한다. 대부분의 물량이 서울 가락동 시장으로 팔려나가는 것은 이를 반증한다. 해마다 수차례씩 건네는 그의 참외를 맛본 마을 경로당 노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관심과 관찰이 최고의 기술]

그가 이렇게 참외 농사로 성공하기까지는 각고의 노력과 땀이 필요했다. “학교는 결석할 수 있어도 참외밭에는 결석할 수 없다”는 말은 참외 농사에 쏟는 이들 부부의 정성과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게 해준다. 참외 농사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서슴없이 ‘관찰’이라고 대답함도 이를 말해준다. 21동의 모든 시설을 쉬지 않고 다니면서 최적의 온도 조절뿐만 아니라 물을 공급하고 잎과 줄기의 성장 상태와 병증의 징후를 살펴보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방심하여 병증을 제때 막아내지 못한다면 한해 농사를 그르치기 때문이다.

참외 농사철 이들 부부의 하루 일과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농장으로 나와 해가 질 때까지 농장을 떠나지 않는다. 농장에는 참외 선별 기계까지 갖춰놓고 생산과 출하 업무를 일괄 처리한다. 숙식까지 해결하며 종일토록 참외와 함께 한다. 참외 농사는 이처럼 세심한 주의와 관찰이 필수적이지만, 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때도 있다. 태풍이나 폭설 등 기후 여건이 좋지 않다거나 판매 시세의 출렁거림 등은 애써 지어놓은 농사를 물거품이 되게 만든다. 기독교 신자답게 힘주어 “하느님이 도와주어야 한다”는 언설은 이를 말해준다. 30여 년 동안 참외 농사를 지어오면서 예기치 못한 자연 재해나 병균 발생, 물참외 현상 등으로 한 해 농사를 다 지어놓은 상태에서 이를 망친 적도 더러 있다.

[할머니까지 봉양한 소문난 효자 부부]

조후제 작목 반장 부부는 다리목 마을에서 효자로도 소문나 있다. 6남 2녀의 형제자매 중 막내로 고향을 떠나지 않고 마을과 가정을 지키면서 윗대 어른들을 정성껏 봉양해왔다. 부친이 50대 나이로 타계하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 모친 외에 연로하신 할머니까지 모셨다. 두 딸까지 낳아 지금으로서는 보기 드문 4대 가정을 이끌어 나왔다. 할머니는 백수가 넘도록 장수하였는데, 이들 부부가 결혼 후 7년가량 모셨다고 한다. 그의 모친도 85세까지 사시다가 2016년 4월 별세하였다. 조씨는 “아내가 고생 많이 했다”고 슬쩍 귀띔했다.

농장에서 당일 생산한 참외를 선별, 포장한 후 출하를 기다리는 이들 부부의 얼굴에선 기다림의 희망이 피어오른다. 마치 애써 키운 딸을 시집보내는 아쉬운 마음 같은 표정이랄까? 정성으로 키워낸 둥글고 노란 참외들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주인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정보 제공자]

조후제(남, 1963년생, 대구 광역시 달성군 옥포면[현 옥포읍] 교항리 다리목 마을 참외ㆍ멜론 작목 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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